책명 : 날마다 고독한 날
지은이 : 정수윤
특징 : 와카 번역가의 시로 쓰는 산문
천 년 전 일본에서는 음수율 5•7•5•7•7자를 기본으로 하는 와카라는 게 있었습니다. 서른한 자의 언어 조합으로 자신의 마음과 세상의 모습을 담았지요.
17세기에는 서른 자도 길다 하여 7•7을 떼고 5•7•5만 남겨서 노래하였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하이쿠입니다.
제가 즐겨 외우는 하이쿠를 하나 소개할게요.
“안쪽 깊은 산 밖에서는 모르는 꽃들이 만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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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정수윤 번역가가 유명한 와카 49수를 번역하고 거기에다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습니다. 우리말 번역도 5•7•5•7•7에 맞추어 재미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일본의 근현대문학을 이끌어온 다양한 명작을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책 제목이 날마다 고독한 날입니다. 지은이의 번역 작업실에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 날마다 좋은 날이라는 액자가 걸려 있었답니다. 작업실을 오가며 늘 좋은 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독한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고독한 시간이야말로 우리를 가장 순수한 곳으로 데려다 줄 거라고 믿으며. 살짝 비틀어 일일시고일(日日是孤日) - 날마다 고독한 날. 이것을 책의 제목으로 삼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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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3편의 와카를 발견하였습니다.
“내내 헤매니 전생의 인연이라 괴롭긴 해도
사랑하는 마음은 세월을 돌고 도네”
<해설> 천 년 전 사랑에 빠진 여성이 남긴 와카입니다. 인생을 헤매게 만드니 괴롭기 짝이 없지만 다음 생에도 그다음 생에도 사랑할 수밖에 없을 만큼 좋아한다고 노래하였네요.
“나의 소매는 썰물 때도 잠기는 먼바다의 돌
아무도 모르지만 마를 틈이 없구나“
<해설> 이 와카는 홀로 고독한 사랑을 하는 여인이 남겼습니다. 그 쓸쓸한 마음을, 눈물의 바다에 잠겨 썰물 때도 나오지 못하는 먼바다의 돌에 비유하였지요.
“어중간하게 인간으로 살기보단 술독이 되어
오롯이 술과 함께 나는 살고 싶어라“
<해설> 이 와카를 지은 이는 7세기에 높은 관직에 올랐던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죄 없이 조정에서 쫓겨 머나먼 곳으로 좌천되었지요. 그 과정에서 사랑하는 아내도 세상을 떠나고 남은 친구는 술뿐이었습니다. 그때 그는 술의 찬가 13수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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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 비건을 하시나요.
제가 즐겨 다니는 세 곳을 소개할게요.
식당 분위기만 다를뿐 음식은 다들 최고예요.
- 베지나랑 (민락동) : 레스토랑 분위기
- 러브얼스 (광안리) : 작은 카페 분위기
- 콩스랑 (수영동) : 식당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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