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애월 맛집 : 아기 해녀의 집 (해물라면과 해물떡볶이 맛에 기절하다!!)

스향 2020. 1. 22. 16:22




아기 해녀의 집 : 해물라면과 떡볶이 전문



위치 : 제주시 애월

주차 : 식당 앞 공터

전번 : 064-799-5305

영업 : 10:00~19:00 (재료소진시 조기마감)


작년 10, 제주에서 한달살이 하면서 올레길을 완주했다. 올레길 12코스와 14코스를 걸을 땐 각각 빼어난 차귀도와 믿음직스런 비양도를 왼쪽 편에 두고 걷는 길이 황홀하였다. 무척이나 사랑하였으나 가까이 할 수 없었던 연인처럼 저만치 두고 걷는 길이었다. 섬에서 또 다른 섬을 바라보며, 내내 눈길이 거기 가 멎었다.




제주올레사무국에서 수여하는 올레완주증서와 메달

한림공원을 지나 15-B코스를 걷노라면 곽지해수욕장 조금 못 미친 곳에 아기 해녀의 집이 나타난다. 이집 앞에는 남당수 안내판과 함께 정자가 서있다. 그 앞에는 올레길을 걷는 올레꾼들이 이 길을 걸었다는 확인용 중간 스템프를 찍을 수 있도록 간세가 서있다. (간세 : 제주 조랑말을 간세라 하며 제주 올레의 상징물)







 

푸르름이 감도는 바닷가, 이곳 바다와 연한 곳에 차를 주차하고 아기 해녀의 집을 찾아 눈을 두리번거린다. 아주 오래되고 낡은 벽돌 담벼락에 아기해녀의 집이라고 쓰여 있다. 저곳인가보다. 사람이 살지 않을 듯한 외관이다. 대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니 고양이가 먼저 나와 반긴다. 귀여운 녀석!!


 

대문 통과 후 오른쪽 집은 주문을 하는 곳이며 이곳에서 음식이 만들어진다. 왼쪽 편에 있는 건물이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뷰가 뛰어난 루프탑에 먼저 올라가보았다. 저멀리 깊고 푸른 제주 바다가 눈에 가득 찬다. 날씨가 너무 차서 오래 서있기가 힘들다. 날씨가 풀려 이곳에서 식사를 하면 화려하고도 잔잔한 추억을 남길 수 있겠다.

 


다시 식당으로 내려와 자리를 잡았다. 어느 부부가 어린 자녀들이랑 식사를 즐겁게 하고 있었다. 실내는 제법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었고. 천장에 장식된 나무며 물고기며 벽에 그려진 매혹적인 여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드디어 기대하고 고대한 음식이 나왔다. 해물라면과 떡볶이이다. 이집 메뉴는 소박하다. 이 두 가지 밖에 없다. 2인분을 주문하면 해물라면 두 그릇과 해물 떡볶이 한 그릇이 나온다. 이렇게 해서 5만원인데 두 사람이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다. 대식가라도 세 사람이 먹을 수 있을 정도이며 적게 먹는 사람일 경우 네 사람까지 먹을 수 있겠다. 평균해서 세 사람이 먹는다 치면 1인당 17,000원 정도이니 비싸지 않은 음식이다.

 



왜냐하면 이름이 라면이고 떡볶이이지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라면에 들어 있는 통문어며 전복이며 튀김 새우며 하나같이 고급이다. 이것만으로도 1만원이 넘어간다. 또한 떡볶이에 들어 있는 전복 게우밥, 이것 하나만해도 1만원이 이상이다.

 

메뉴의 이름은 소박하나 그 내용이 알차기 그지없다. 이집의 외관은 정말 허름하나 실내 인테리어는 뛰어난 것처럼. 아마도 젊은 주인장의 삶의 철학인 것 같다. 나는 당연히 이집의 음식에 홀라당 매료되었다.

 

먼저 해물라면을 공격하였다. 제공된 가위로 문어를 입에 들어가기에 알맞게 잘랐다. 통통한 문어가 입안에서 씹히는 식감이 놀랍다. 질기지 않으며 쫀득쫀득하였다. 내가 최애하는 전복의 맛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라면과 그 배지근한 국물맛으로 혀를 진정시켜야 했다.

 




해물 떡볶이로 눈길이 간다. 같은 그릇에 제공된 전복게우밥. 게우는 전복내장인데 게우의 맛이 푸른 바다의 내음을 한껏 품고 있어서 제주도 별미중 하나이다. 비리지 않으며 오히려 고소한 맛을 풍긴다. 전복은 주로 다시마, 미역을 먹고 자란다. 그리하여 내장도 푸른색을 띠며 푸른 바다의 기운을 듬뿍 받아 영양가도 만점이다. 키포인트는 게우밥 위의 계란 노른자이다. 노른자와 게우밥을 함께 쓱쓱 비벼 입에 넣었다. 혀는 마비되고 입은 기절하고 정신은 몽롱해진다. 이렇게 맛이 좋아도 되는가. 떡볶이 속 오뎅과 떡으로 정신을 차린다.

 



이미 유리창엔 어둠이 흠뻑 젖었다. 실내가 좀 따뜻했으면 좋겠다. 밖으로 나오니 바람이 여전히 세게 몰아친다. 검은 하늘에 듬성듬성 별이 빛나고 어두운 바다엔 흰 파도가 쉴 새 없이 몰아치고 있다. 세상은 어둠에 불타고 가로등과 등대의 불빛만이 차가운 파도 소리에 하염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저는 재방문 의사가 확실합니다...








#아기해녀의집, #제주맛집, #애월맛집, #제주해물라면, #재주해물떡볶이